본문 바로가기
커피 이야기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

by Beryl_ 2019. 7. 20.
반응형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종황제와 커피의 역사는 진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저 또한 이 포스팅을 올리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는 고종황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포스팅은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

 

고종 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라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부터 다시 한번 집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커피 도입은 1896년 아관파천으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 머물면서 러시아 공사 웨베르를 통해 최초로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그 후 고종황제는 우리나라로 돌아와 덕수궁에 정관헌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즐겼다고 전해지며, 당시 서양에서 들어온 탕약이라 칭하며, '가배' 또는 '양탕국'이라 불렸습니다.

 

또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에 머물 당시 독일 여성인 손탁이 모든 음식물을 외부에서 조달하며 도와주었던 공을 높이 사 대한제국 한성부 정동(오늘의 서울 정동) 1902년 손탁 호텔을 건립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최초의 커피 하우스 손탁호텔입니다.

 

서양식 건물이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파격적인 건축양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손탁호텔은 한국 전쟁 당시에 소실되어, 현재는 손탁호텔이 위치하였음을 알려주는 비석만이 남아 있습니다. 

 

[손탁호텔]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은?

 

고종 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에 대해 반박의 의견을 내고 있는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장인 박종만 씨에 의하면, 고종황제의 이러한 커피 일화는 거짓이며 단순하게 역사와 커피를 연결하기 위한 흥미유발성 거짓설이라 말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아래 몇 가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아관파천 이전에 이미 공중에서 커피가 음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담은 문헌 기록이 존재하고 있다. 

 

1884년부터 3년간 어의로 지낸 알렌은 당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궁중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는 동안 궁중의 사람들은 거절하는 데도 불구하고 입담배와 샴페인, 사탕과 과자를 끝까지 후하게 권했다. [...] 후에 그들은 자기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그 품목에 홍차와 커피를 추가했다.'

(Allen, H [Things Korean], (1908) p. 195)

 

이처럼 1880년대 중반에 이미 궁중에서 커피가 음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종이 아관파천 때 처음 커피를 접했다고 보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관파천 이전부터 고종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손탁이 러시아 공사관에서 새삼 커피를 처음 소개했다는 주장 또한 믿기 어렵다고 박종만 관장은 말합니다. 

 

 

 

2) 최초로 커피를 마신 인물은 고종이 아니다. 

 

고종황제가 먼저 마셨다 아니다는 당시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좀 더 자세히 파헤쳐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884년 미국 천문학자. 퍼시 펄 로웰의 기록에 의하면 커피에 관련된 한국의 문화상이 나와 있습니다. 

 

그는 1884년 1월 추운 겨울날 조선 고위 관리의 초대를 받아 한강변 별정으로 유람을 가게 되었는데 '우리는 다시 누대 위로 올라 당시 조선의 최신 유행품이었던 커피를 마셨다'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문헌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이는 당시 커피가 유행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종황제가 커피를 최초로 마셨다는 증거가 기록은 없는 한편 아관파천이 일어나기 12년 전이나 벌써 커피는 조선의 유행 음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문헌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최초로 마신 인물은 고종황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3) 고종황제는 덕수궁 '정관헌'에서 정말 커피를 마셨을까?

 

아관파천 이후 우리나라로 돌아온 고종황제가 덕수궁에 '정관헌'을 짓고 커피를 즐겼다는 기록은 사실상 기록이나 문헌으로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정관헌은 솔밭과 어우러진 함녕전 등의 고건축물을 고요하게 내려다보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1900년 건립 도니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동서양 절충식 건물은 고종황제가 다과회를 가지고, 음악을 감상하는 곳이며 한때 이곳에 태조의 어진을 두고 참배하였다. [...]

 

위와 같은 기록을 보면 정관헌은 고종이 커피를 마시고 연유(연회)를 즐긴 공간이 아니라, 역대 왕을 모시는 신성한 곳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덕수궁-'정관헌']

 

 

우리에겐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뒷받침을 근거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 많으며, 실제로 위의 근거와 같이 이미 고종황제 이전에 커피가 유행했음을 알 수 있는 증거는 넘쳐난다고 합니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 측은 '역사적 사실이 가볍게 폄하되고 한 나라의 궁궐 역사가 상술의 도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작금의 세태를 우리는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라며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에 대해 반박하며, 잘못된 상술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너무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거짓 역사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새로 알게 된 이러한 고종황제와 우리나라 커피 역사의 진실을 알고 나니, 매일 마시는 커피가 조금 더 새롭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우리가 정확한 진실을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틱한 추측으로부터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를 허구의 기록이 아닌 진실을 밝혀낼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께 커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함에 있어, 저의 지식이 부족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맛있는 커피 하세요 :)

 

반응형